과거 ‘공유형 모기지’와 유사, 소유권 인식 강해 호응 낮아…대량 공급 여부와 수익 배분구조가 관건
#‘수익·손익 공유형 모기지’ 제도와 유사

지분형 모기지는 주택의 소유권을 개인과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 등 정책금융기관이 나눠 갖는 제도다. 개인은 자기자본과 금융기관 대출에 더해 정부 지분 투자금으로 주택을 살 수 있다. 정부가 가진 지분에 대해선 개인이 임대료를 내는 방식이 유력하다. 대출 이자보다 낮은 수준의 월세(이용료)를 지불하는 방식이다. 주택을 매각해 시세차익이 생기면 개인은 주금공 등과 나눠 가져야 한다.
실제 서민층이 내 집 마련에 나서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금융위는 올해 가계대출 총량을 경상성장률 예상치인 3.8% 이내로 관리하기로 했다. 오는 7월부터는 스트레스 DSR 3단계 규제도 시행된다. DSR은 개인이 보유한 모든 대출의 원리금을 연소득 대비로 따져 대출 한도를 정하는 방법이다. 스트레스 DSR은 DSR을 산정할 때 금리가 올라갈 가능성을 대비해 일정 수준의 스트레스 금리(가산 금리)를 부과하는 제도다. 현재 스트레스 DSR 2단계에서 스트레스 금리는 0.75~1.20%인데, 7월부터는 1.50%로 높아진다.
지분형 모기지가 완전히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2013년 시행한 ‘수익·손익 공유형 모기지’ 제도와 유사하다. 수익 공유형 모기지는 주택도시기금을 활용해 정부가 집값의 최대 70%까지 연 1%대 저리에 대출해 주고 개인과 정부가 시세차익을 공유한다. 손익 공유형 모기지는 정부가 집값의 40%까지 저리에 자금을 대출해 주고 개인과 정부가 매각손익을 나눈다. 손익 공유형 모기지의 경우 기금 지분에 대해 임대료 명목의 이자를 내야 한다. 2018년에도 국토교통부는 신혼부부 특화형 공공주택인 신혼희망타운에 ‘수익공유형 모기지’를 도입했다.

#인기 끌 수 있을까
공유형 모기지는 크게 확산되지 못했다. 국토부의 ‘주택도시기금 업무편람’에 따르면 공유형 모기지 운용실적은 상품 출시 첫해인 2013년 3782억 원, 2014년 7746억 원이었다. 하지만 2015년 1955억 원, 2016년 188억 원 등으로 실적이 급감했다.
공유형 모기지의 수요가 저조했던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우선 부동산 소유 심리를 억누르기가 어려웠다는 지적이다. 2019년에 발간된 ‘서민의 자가소유 촉진을 위한 공적 주택금융 개선 방안’ 논문에서 연구진은 “주택도시기금 재원 특성상 보수적으로 제도가 설계됐다”고 진단했다. 공유형 모기지는 부부합산 연소득 7000만 원 이하의 소득제한 규정을 뒀다. 공적 자금인 주택도시기금을 활용하기 때문에 지원 대상의 소득기준을 높이기도 한계가 있었다.
지분형 모기지의 흥행 여부에도 의문부호가 찍힌다.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의 김인만 소장은 “우리나라에선 시세차익을 통한 자본이득에 기대감이 높다. 지분형 모기지를 이용해 집을 사는 게 엄청나게 저렴하지 않으면 시장의 호응을 이끌어내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도 “우리나라에선 주택의 완전한 소유권을 가지려는 인식이 견고하다”라고 밝혔다.
수요가 있는 수도권 등 지역을 위주로 지분형 모기지 대상 주택이 대량 공급돼야 제도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부동산 업계에선 1년에 10만 가구 정도는 공급돼야 주거 트렌드를 바꿀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015년 공유형 모기지 확대 시행 당시 공급 물량은 연간 7000~8000가구였다.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택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국책사업팀 부장은 “주택 구매 수요를 부추겨서 집값이 오히려 상승할 수도 있다”며 “수도권을 중심으로만 (지분형 모기지가) 도입되면 수도권과 지방의 집값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 있어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세부적인 정책 내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원 대상이 되는 소득 기준은 어떻게 정할지, 모기지를 활용해 사들인 주택은 자유롭게 개인에 매도할 수 있는지 등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지 않았다”며 “향후 나오는 제약 조건들을 면밀히 살펴봐야 할 듯하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 김병환 위원장은 월례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이런 콘셉트로 (정책) 시도들이 좀 있었다. 시장의 수요가 많이 있었던 것 같지는 않다”며 “기존 제도의 문제가 무엇인지 고민을 거친 뒤에 수요 확인 작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