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수리 등 노동 수업 수강 신청 하늘의 별 따기…자아실현과 노동 가치 재인식 등 긍정적 영향 주목

그런데 2025년부터 상황은 달라졌다. 수강 신청엔 200명의 학생이 몰렸다. 수업을 진행하는 장완징 교수는 “등록 열기가 갑자기 높아져서 우리도 놀랐다.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태도 역시 예전과는 달리 진지했다. 단순히 학점이나 취업 때문에 온 것은 아닌 것 같았다”고 말했다.
얼마 전 장 교수는 침대 시트를 세탁하고 다시 씌우는 수업을 진행했다. 시트를 어떻게 하면 깔끔하게 할 수 있는지, 또 이를 매트리스에 정확히 씌우기 위해선 어디에 중점을 둬야 하는지를 다뤘다. 장 교수는 “호텔 취업을 원하는 학생들에겐 아주 유용한 수업이 될 것”이라면서 “사소한 부분까지 고민하고 신경 써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를 삶 전반에 적용할 필요가 있다면서 수업을 마무리했다”고 했다.
노동 수업의 성과는 실생활로 이어졌다. 수업을 들은 학생들은 자신은 물론 지인들의 침대 시트를 세탁하고 씌워주는 봉사활동을 했다. 이들이 ‘호텔급 서비스’를 해 주는 영상은 전국에서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했다. 더 나아가 일부 학생은 중국식 전통 침대를 개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대외경제무역대학교는 디자인과 자동차 관련 학부에 노동 수업을 개설했다. 교실이 아닌, 현장에서 직접 체험하는 커리큘럼이다. 수업에 참가하는 학생들은 바늘과 실을 들거나 자동차 보닛을 열어야 한다. 역시 비인기 수업이었지만 얼마 전 수강 신청에선 두 수업 모두 경쟁률이 10 대 1에 달했다.
이 학교 3학년 자오샤는 “사실 처음엔 학점 때문에 시작했다”면서 “노동을 하면 마치 명상하는 것과 같다. 잡념이 사라져서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됐다”고 했다. 수업을 맡고 있는 류창 강사는 “바느질은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 손과 뇌를 동시에 사용하면서 노동의 즐거움을 경험한 학생들이 많다”고 했다.
류창이 수업에서 항상 언급하는 것은 창의성이다. 처음엔 모방으로 시작하지만 결국엔 학생들 스스로가 고안한 작품을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류창은 “노동 수업엔 교과서에선 절대 느낄 수 없는 감동이 있다. 마지막 수업 때 눈물을 흘리는 학생들이 많다. 이들에겐 평생 좋은 추억이 될 것”이라고 했다.
같은 학교 4학년 천타이위는 자동차 수리 수업을 들었다. 그는 “앞으로 차를 운전할 때 유용할 것 같아서 이 과목을 택했다. 처음 타이어를 내 손으로 갈아봤다. 자동차 부품을 손으로 만졌을 때의 온도가 아직도 생생하다. 기계를 만지는 게 이렇게 황홀한지 몰랐다”면서 “노동에 대한 가치관이 바뀐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노동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은 ‘경험’이었다. 처음엔 취업, 학점 등을 위해 수강 신청을 했지만 마친 후엔 그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새로운 경험을 했다고 말한다. 대외경제무역대학교 관계자는 “수업의 목적은 노동의 진정한 가치를 알게 해주는 것이다. 모두가 첨단을 말하면서 노동을 천대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인간은 모든 형태의 노동을 존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국노동관계학원 노동교육학원 원장 취샤는 학생들이 노동 수업에 열광하는 것에 대해 “노동에 대한 가치관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단순히 생계 수단이 아닌, 자기실현의 길로 인식하는 학생들이 늘어났다. 처음엔 실용적인 목적으로 시작했지만 노동 후엔 만족감과 성취를 얻었다고 밝혔다”고 했다.
중국인민대학 종합보장당위원회 서기 리샹첸은 현재 20개의 실습 과정, 전공과 결합된 55개의 노동 수업을 구축했다고 소개했다. 이를 위해 각 분야에서 숙련된 기술자들을 대거 교수로 채용했다. 리샹첸은 “학생들이 수업에서 흘린 땀을 통해 진정한 노동 가치를 느끼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노동사회실천교육연구소 소장인 왕샤오옌은 노동 수업에 대해 ‘더 많은 일을 하게 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실용을 발판으로 하고 있지만 장인 정신의 함양, 자아실현의 충족 등을 이루지 못하면 노동 수업 열기는 사그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노동 수업은 일시적인 것이 돼선 안 된다. 사회 진출을 앞둔 청년들의 발전을 위한 좋은 교실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중국=배경화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