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적 완성도 높였지만 ‘최상의 경험’은 일부 관객에게만…‘대중예술’ 영화의 새 딜레마
다만 높아진 기대만큼 이 영화를 제작진이 내세운 최적이자 최상위 규격으로 '제대로' 감상하기 위한 문턱도 높다. '오디세이'가 장편영화 최초로 전체 장면을 65㎜ 아이맥스 필름 카메라로 촬영했기 때문이다. 촬영된 프레임은 70㎜ 아이맥스 필름 상영관에서 1.43:1 화면비로 가장 넓게 구현되며, 1.43:1을 지원하지 않는 대다수 상영관에서는 스크린 규격에 맞춰 영화 화면의 위아래 일부가 제외된다.

해외에서 먼저 개봉한 뒤 '오디세이'를 향해 나온 일부 비판은 대부분 이 같은 상영 격차에서 출발했다. 제작진이 최상위 규격으로 내세운 '1.43:1 화면비의 아이맥스 70㎜ 필름 상영'을 제공하는 극장이 지나치게 적기 때문이다. 해당 규격으로 '오디세이'를 상영하는 극장은 전 세계 41곳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미국 25곳, 캐나다 9곳으로 북미 지역에 편중돼 있으며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 극장은 한 곳도 없다.
북미 안에서도 상영관이 캘리포니아 등 일부 주에 집중돼 대부분의 관객은 최적의 규격대로 관람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영화 관람을 위해 다른 주 또는 국가로 이동하거나 숙박 일정까지 잡는 관객도 등장했다. 최고 포맷으로 영화를 보기 위한 여정 자체가 또 하나의 '오디세이'가 됐다는 외신의 지적이 나온 이유다.

놀란 감독을 향한 비판도 이처럼 극소수만 접근할 수 있는 규격을 영화의 대표적인 관람 방식으로 강조한다는 데 집중된다. 제작진이 특정 포맷을 '최적이자 최상의 경험'으로 내세울수록 다른 포맷을 선택한 관객은 작품을 100% 즐기지 못한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LA타임스는 '오디세이'의 기술적 성과를 인정하면서도 아이맥스 70㎜ 필름 상영관이 미국 내 25곳에 불과하고, 이로 인한 고가 좌석 문제와 예매난까지 발생한다는 점을 들어 영화산업의 미래가 '희소한 고급 포맷'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해외의 일부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은 소수의 극장만 완전히 구현할 수 있는 '오디세이'의 촬영 방식을 '반예술적'이라고 비판하는 동시에 이미 영화관 접근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더욱 배타적인 경험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기술적 완성도를 높인 시도가 상영 포맷을 둘러싼 과도한 순혈주의를 만들어내고 결과적으로 거주 지역과 경제력에 따른 관객의 서열화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물론 일반관 상영본이 관람 경험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리거나 작품의 일부를 놓쳤다고 느낄 만큼 불완전한 것은 아니다. 놀란 감독과 호이트 반 호이테마 촬영감독은 촬영 단계부터 여러 상영 비율의 프레임선을 함께 확인하고 화면 위아래 일부가 제외되더라도 인물과 주요 동작이 온전히 전달되도록 구도를 설계했다. 일반관에서도 서사 이해에 필요한 정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각 포맷 모두 제작진이 승인한 정식 상영본인 만큼 관람에는 큰 문제가 없다.
그럼에도 '오디세이'의 해외 다수 관객들은 더 넓은 화면을 보기 위해 추가 비용을 감수했다. 배급사 유니버설 픽처스에 따르면 '오디세이' 개봉 첫 주말 미국·캐나다 관객의 절반이 아이맥스를 포함한 프리미엄 포맷을 선택했다. 일반관에서도 작품을 이해하고 감상하는 데 지장이 없지만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화면이 강력한 구매 동기가 된 것으로 분석된다. '오디세이'가 장편영화 전편을 아이맥스 필름으로 촬영한 첫 사례인 만큼 이처럼 특별관에 몰린 초기 수요가 전체 흥행으로 얼마나 이어지는지가 향후 대작들의 촬영 방식과 배급 전략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