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소방 빨대 파문·김민석 과잉의전 논란 겹쳐…일부 여론조사서 국민의힘에 뒤처지는 결과도

그러다보니 서로에게 일종의 ‘동병상련’이 있었다는 해석도 있다. 실제 2016년 때 민주당 대표에 선출된 추 지사는 당시 야인이었던 김 대표가 이끄는 원외 ‘마포 민주당’을 흡수합당하면서 당에 돌아올 수 있게 하고, 민주연구원장으로 발탁하는 등 정치적 재기를 마련해줬다.
최근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둘의 관계가 본격적으로 틀어진 시점은 6·3 지방선거 전으로 보인다. 추미애 지사는 민주당 경선에서 한준호 후보를 꺾고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로 선출됐다. 당시 한 후보는 친명계의 전폭적 지지를 받았다.
8·17 민주당 전당대회 국면에서 추 지사는 김 대표 경쟁자였던 정청래 당시 후보를 공개 지지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전대가 끝나고는 “이번 전대는 위험했다”며 “내부를 향한 공격과 적대시는 제 몸을 향해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과 같았다”고 친명계를 직격했다. 친명 진영에선 광역단체장으로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배 소지가 있다고 반발했다.
추 지사의 ‘여의도 정치’ 참전은 멈추지 않았다. 공소청 직제안과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인선 등 정부여당의 검찰개혁 관련해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김 청장에 대해서 “친윤·친한 검사”라며 “공직자로서는 부적합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을 향해 “내란세력에 업혀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비판하기까지 했다.
경기지사 취임 직후 추 지사는 경기도 ‘재정 비상 상황’을 공식 선언했다. 이어 산후조리비·보육교사 처우개선비·노인 요양 등 민생 복지 예산을 삭감했다. 이를 두고 전임 도지사였던 이 대통령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
10월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추 지사는 소방 예산과 관련해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고 말했다. ‘소방 빨대’ 발언이 논란이 된 직후, 경기도에서 소방관이 순직한 사고가 발생했다. 추 지사는 이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내 의도와 다르게 전달됐다면 깊은 유감의 말씀을 드리고, 사과를 바라시니까 정말 마음을 다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사과를 바라시니까’라는 표현은 성난 여론에 불을 지폈다.
추 지사가 강성 발언을 이어가는 것은 ‘팀김어준’ 지지층의 새로운 구심점이 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차기 대선 국면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해석이 뒤를 잇는다.

특히 추 지사의 ‘소방 재정 빨대’ 후폭풍과 관련해서 당 차원의 강력한 조치가 아쉽다는 기류가 우세했다. 10월 19일 국토교통위의 경기도 국감에서 부승찬 의원이 추 지사 발언을 엄호하는 과정에서 ‘소방 재정 쭉쭉’ 발언이 나와 다시 논란이 됐는데, 당 지도부가 초반에 추 지사에 대응을 제대로 못해 벌어진 일이라는 평가가 있었다.
당 안팎에선 추 지사와 부 의원에 대한 대응을 두고 형평성 논란이 불거졌다. 추 지사에 대해 별다른 조치가 없었던 반면, 부 의원은 발언 직후 김 대표가 엄중 경고하고 당 윤리심판원에 직권조사를 명령했다. 결국 김 대표는 10월 21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추 지사와 부 의원에 대해 징계 중 낮은 단계인 ‘경고’ 조치를 하는 것으로 일단락했다. 추 지사의 첫 발언이 나온 지 8일 만의 결정이다.
김 대표 개인 구설도 이어지고 있다. 10월 15일 전북 순창장류축제에서 가수의 공연이 중단된 뒤 김 대표가 인사말을 해 ‘과잉의전’ 논란에 휩싸였다. 이어 18일 순직 소방관 조문 과정에서 수행 차량이 병원 응급환자 전용 주차구역을 이용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다시 점화됐다. 김태선 당대표 비서실장이 본인 의원실 차량이었다고 사과했지만, 김 대표도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아 당의 기강이 잡히겠느냐는 회의적 시선이 존재한다.
박지원 의원은 10월 21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나사 풀렸다’는 진단에 동의한다”며 “이걸 확 조여매는 리더십을 가지고 나와야 민주당도 살고 김민석도 산다”고 충고했다.

민주당 친명계 인사는 “일반 국민들은 추 지사의 망언이나 예산 삭감을 추 지사만의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민주당의 잘못이라고 본다. 경기도 내 여론이 흉흉해지면 2028년 총선을 치를 수가 없다”고 우려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정당 지지도에서 민주당이 국민의힘에 뒤처지는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리얼미터가 아시아경제 의뢰로 10월 15~16일 무선 ARS 조사 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이 40.9%, 민주당은 36.2%를 나타냈다.
한국갤럽이 10월 13~15일 무선 전화면접 방식으로 자체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정당 지지도에서는 민주당이 36%로, 27%의 국민의힘에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온다. 하지만 ‘23대 총선 결과 기대’ 문항에서는 ‘야당 다수 당선’과 ‘여당 다수 당선’이 각각 47%와 34%로, 정부 견제론이 지원론보다 높았다(여론조사 자세한 사항은 여론조사기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