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서 삭제당한 사진으로 반응 실험…몇 시간 만에 ‘선정적’ 신고당해
하지만 몇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이 광고판은 선정적이라는 이유로 경찰에 신고됐고, 경찰관들은 ‘범인’을 찾기 위해 여기저기 탐문을 시작했다. ‘범인’은 타이난시 셰쯔 출신인 날씬하고 긴 생머리의 남학생 우종다이였다. 심지어 사진 속 여성도 사실은 여장을 한 그 자신이었다. 경찰이 그를 외설 혐의로 기소할 수 있다고 경고하자 그는 자신이 사진 속 ‘소녀’라고 자백하면서 이 광고판이 예술 프로젝트라고 주장했다. 요컨대 남자의 유두 사진을 본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그리고 이런 경우에도 외설로 간주할지 궁금했다고 했다.
그가 이런 실험을 한 이유는 ‘페이스북’의 알고리즘 때문이었다. 나체에 관한 한 매우 엄격한 규정을 가지고 있는 ‘페이스북’은 규정에 위반되는 사진들은 즉시 삭제해버린다. 예를 들어 여성의 유두가 드러난 사진의 경우 나체로 간주되어 알고리즘에 의해 발견되는 즉시 제거된다.
하지만 이 정책은 종종 제대로 시행되지 않는다. AI는 남성과 여성의 유두를 구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특히 여장을 한 양성애자 남성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우 씨 역시 얼마 전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한 장이 노출이 심하다는 이유로 삭제를 당하고 말았다. 이 경험을 통해 그는 한 가지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남방예술대학교 대학원생인 우 씨는 여성 란제리를 입고 한쪽 가슴을 드러낸 채 소파에 누워있는 자신의 사진이 페이스북에서 삭제된 이유에 대해 호기심을 느꼈다. 이에 그는 페이스북에서 삭제당한 것과 똑같은 사진을 대형 광고판을 통해 게시했고, 이를 통해 사람들의 반응을 알아보고자 했다.
비록 사람들은 사진 속 인물이 남자라는 사실을 알고 난 후에는 더 이상 얼굴을 붉히진 않았지만, 가능한 빨리 철거해달라고 요청했다. 비록 사진 속 인물이 남자라고는 해도 너무 여성처럼 보인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출처 ‘미러위클리’.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