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맵에 누군가 장난, 풀밭으로 수천 명 헛걸음…유통업체 “조만간 지도 표시 삭제할 것”
사실 이는 누군가의 장난이었다. 요컨대 구글 지도의 ‘누락된 장소 추가’ 기능을 사용해 가상의 알디 마트를 표시해 둔 것이었다. 문제는 이 마을 주소지에 마트는커녕 아무 것도 없다는 점이었다. 이 때문에 구글 지도에서 ‘알디’를 검색해서 찾아온 사람들은 막상 목적지에 도착해서는 풀밭만 있는 모습을 보고는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렇게 속아서 마을을 찾아온 사람들은 무려 수천 명에 달했다.
헛걸음을 하는 사람들은 쇼핑객들뿐만이 아니었다. 심지어 우유 배송 트럭도 물품을 싣고 왔다가 좁은 마을길에 갇혀 옴짝달싹 못했는가 하면, 식료품과 빵을 배송하기 위해 온 배송 차량도 허탕을 치고 돌아가야 했다.
마을 주민들 역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긴 마찬가지다. 한 지역 주민은 “우리 집 문을 두드리면서 알디가 어디 있는지 묻는 사람들도 있었고, 존재하지도 않는 하역장을 찾아온 식료품 배송 트럭도 있었다. 심지어 진열대에 빵을 채워달라는 주문을 받고 왔다며 빵이 가득 든 상자를 들고 온 사람도 있었다”며 황당해 했다.
이런 뜬금없는 소란에 지친 주민들이 나서서 구글 지도에서 해당 핀을 제거하려고 노력했지만 모두 허사였다. 결국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은 ‘알디’ 본사였다. 마을이 난데없는 불청객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알디 대변인은 공식 성명을 통해 “본사는 이 마을에 매장을 열 계획이 없으며, 조만간 구글과 협력해서 지도의 표시를 삭제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이에 어떤 주민은 “솔직히 마을에 찾아온 자동차 한 대당 1파운드(약 1800원)씩만 받았어도 아마 지금쯤 우리가 알디를 열었을 것”이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