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나폴레오네, 뉴욕 어퍼 피프스 애비뉴 추월…400m 짧은 거리에 명품 브랜드 ‘큰손’ 몰려
![이탈리아 밀라노의 명품 쇼핑 거리인 몬테나폴레오네. 사진=인스타그램 캡처](https://storage2.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5/0211/1739236941927682.jpg)
400m도 채 되지 않는 이 짧은 거리의 임대료가 이렇게 비싼 이유는 무엇보다도 밀라노가 단순히 윈도쇼핑만 하는 관광객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소비자들이 몰려들고 있는 도시이기 때문이다. 현재 이곳에 입점해 있는 명품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의 평균 1회 구매 금액은 최소 2500유로(약 380만 원)로,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는 최근 나타나고 있는 밀라노 명품 산업의 활황을 보면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이기도 하다. 가령 연 2회 개최되는 패션위크를 비롯해 디자인 위크 등 호화로운 행사가 수시로 열리고 있는가 하면, 부유층에게 관대한 세금 혜택을 제공해 부자들을 도시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한 밀라노의 정책도 명품 산업을 견인하는 데 한몫하고 있다.
이처럼 명품 브랜드들이 앞다퉈 몰려오기 시작하자 임대료가 천정부지로 치솟기 시작한 건 당연한 일. 이 가운데 밀라노 최고의 입지로 꼽히는 몬테나폴레오네를 중심으로 유명 브랜드들이 매장을 열면서 이곳의 열기는 한껏 달아올랐다. 그리고 이런 변화를 가장 잘 반영하고 있는 것이 바로 임대료다. 가령 지난 몇 년 동안 어퍼 피프스 애비뉴의 임대료는 안정세를 유지한 반면, 몬테나폴레오네의 임대료는 무려 30%나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당분간 이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비싼 임대료에도 불구하고 펜디, 프라다, 베르사체와 같은 명품 브랜드들이 여전히 이곳을 가치 있는 투자처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몬테나폴레오네 거리에 입점한 브랜드들이 올리고 있는 연간 매출액은 5000만~1억 유로(750억~1500억 원) 정도다. 심지어 이는 매년 수천만 명의 사람들에게 브랜드가 노출되는 마케팅 효과는 고려하지도 않은 수치다.
밀라노 시내에서도 유독 이 거리만 이렇게 비싼 또 한 가지 이유는 바로 짧은 거리에 있다. 이와 관련, 미국 CBS 뉴스는 길이는 400m도 채 되지 않아 제한적인데 매장을 열고자 하는 브랜드들은 많으니 그만큼 임대료가 더 치솟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몬테나폴레오네 지구협회의 굴리엘모 미아니 회장은 CBS 뉴스 인터뷰에서 “모든 브랜드들이 다 입점할 수 없다는 사실이 오히려 이 거리의 장점이 되고 있다. 제한된 공간 덕분에 거리 자체가 더욱 독점적이면서 역동적이 되고 있다”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