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과는 달랐던 ‘우정훈’의 모습, “사는 게 즐겁다”로 표현하려 해
'나의 완벽한 비서'에서 김도훈은 '피플즈' CEO 강지윤(한지민 분)을 짝사랑하는 연하남이자 회사의 분위기 메이커 우정훈 역을 맡아 활약했다. 가슴 아릿한 짝사랑부터 또 다른 '짝사랑 동지' 정수현(김윤혜 분)과의 풋풋한 새 로맨스까지 감정의 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하며 진정한 성장 서사를 완성했다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 이하는 김도훈의 '나의 완벽한 비서' 종영 일문일답 전문.

"'나의 완벽한 비서'를, 그리고 정훈이를 좋아했던 만큼 아쉬움이 큽니다. 드라마는 막을 내리지만 인물들이 새 둥지에서 서로에게 기대며 새로운 시작을 맞이했으니, 전래동화의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처럼 어딘가에서 잘 살고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 '나의 완벽한 비서'에서 전작들과 또 다른 새로운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 우정훈을 연기하며 특별하게 신경 쓴 포인트가 있다면.
"'사는 게 즐겁다'라는 문구를 머릿속에서 떠나보내지 않으려 헀어요. 정훈이의 삶에도 쉽게 풀리지 않는 매듭이 존재하지만, 즐거움을 온몸으로 표현하며 살아가는 것이 그만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또, 정훈이를 연기하며 가장 힘들었던 건 사탕 연결을 맞추는 거였어요. 마냥 즐거운 듯 살아가는 정훈이도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아픔과 슬픔이 존재하고, 고독하게 담배를 피는 자기 모습을 마주하는 것 또한 싫어했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그가 고독한 순간에 담배 대신 사탕을 물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를 감독님께 제안했는데…사탕은 입 안에서 녹고, 사탕의 당분 때문에 자꾸만 생기는 혀의 돌기를 견디며 정훈이를 연기하는 게 쉽진 않았습니다."

"유은호(이준혁 분)와 정훈이의 팔씨름 장면! 정훈이의 입장에서 극중 가장 힘든 날이었을 거예요. (앞선 일들 때문에) 팔씨름은 같은 남자로서 유은호란 사람에게 내미는 도전장일 수도 있지만, 정훈이 그간 느꼈을 불편한 감정들을 해소하기 위한 몸부림이라고도 느꼈어요. 실제로 그 신을 촬영할 때 (이)준혁이 형과 상의를 많이 했어요. 자칫 코믹하게만 비칠 수도 있는 장면이지만 어느 누구의 감정도 장난스럽고 우습게 비치지 않길 원했고, 상황과 대사 하나하나 꼬집어 보며 만들어 나갔어요. 준혁이 형도 좋은 장면을 완성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고민하고 집중하는 모습을 보며 후배로서 본받아야 할 점들을 배운 날이기도 했고요."
― 배우들 간의 케미스트리도 큰 화제를 모았는데.
"모든 케미의 시작은 감독님이었습니다. 감독님이 늘 현장 분위기를 따뜻하고 부드럽게 만들어 주시니 스태프들의 분위기도 좋았고, 덩달아 연기하는 배우들의 분위기도 좋았던 것 같아요. '피플즈'란 제목의 스핀오프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싶어요. 훌륭한 연기력을 지닌 배우 분들이 모인 현장이다 보니 대본상에 잠깐 스쳐 지나갈 장면들도 각자의 아이디어와 연기력으로 풍성하게 채워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속으로 박수를 쳤던 적이 많았어요. 또 저의 짝사랑 동지인 수현이에게 늘 고마웠어요. 실제로도 굉장히 빠르게 친해졌는데 현장 안팎에서 저를 편하게 만들어주고, 중심을 잘 잡아주는 모습에 감사했습니다."
― '나의 완벽한 비서' 그리고 우정훈을 사랑하고 응원해준 시청자분들께 마지막 인사.
"'나의 완벽한 비서'를 사랑해 주신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덕분에 기분 좋은 6주를 보낼 수 있었어요. 제가 느낀 행복감을 온전히 전해드릴 순 없겠지만 사는 게 즐거운 정훈이처럼 여러분의 삶에도 즐거움이 늘 깃들길 응원하겠습니다! 저는 또 다른 좋은 작품에서 흥미로운 인물로 여러분께 즐거움을 드릴 수 있도록 잘 준비하고 있겠습니다! 차오, 하이, 알로하!"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