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부동산 투자 실패로 떠안은 수백억 빚 모두 갚아…칠순 넘은 나이에도 하루 행사 5개씩 뛰는 강행군
![최근까지 왕성하게 활동했던 가수 송대관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 많은 이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https://storage3.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5/0214/1739506055501781.jpg)
부동산 사기 사건은 2013년 4월 송대관과 부인 이 아무개 씨가 피소되면서 세간에 알려졌다. 송대관 부부는 2009년 5월 자신들이 소유한 충남 보령시 남포면 일대 토지를 개발해 분양한다는 명목으로 캐나다 교포 양 아무개 씨에게 투자금 명목으로 4억 1400만 원을 받은 뒤 실제로는 개발을 하지 않고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또한 송대관에게는 2009년 9월 양 씨의 남편에게 음반 제작비 명목으로 1억 원을 빌린 뒤 갚지 않은 혐의도 추가됐다.
2014년 10월에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서울서부지법은 송대관에게 징역 1년 2월에 집행유예 2년, 부인 이 씨에게는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부인 이 씨는 법정 구속됐다. 1심 재판부는 “개발 추진이 어렵다는 것을 알면서도 시행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대행사를 고용하고, 연예인인 남편의 인지도를 이용해 분양금을 받아 사업과 무관한 곳에 사용하는 등 책임이 무겁고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부인 이 씨에게 실형을 선고했으며, 송대관에 대해서는 “거액을 편취했지만 합의가 되지 않았고, 범행을 부인하고 반성하지 않고 있지만 이 씨가 주도적으로 사업을 추진한 점 등을 고려했다”며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송대관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양 씨의 증언이 일관되지 않아 신빙성을 인정할 수 없는 점 등이 이유였다. 또한 양 씨 남편에게 음반 제작비 명목으로 1억 원을 빌린 뒤 갚지 않은 혐의에 대해서도 법원은 “찬조금으로 받았다고 믿었을 여지가 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1심에서 실형을 받았던 부인 이 씨에게 2심 재판부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했다. 범행을 자수하고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돈을 갚는 등 피해보전이 이뤄졌다는 이유에서다. 부인 이 씨는 상고하지 않아 형이 확정됐고, 송대관은 검찰이 상고해 재판이 대법원으로 넘어갔다. 그리고 2015년 11월 대법원은 송대관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되자 송대관은 KBS ‘연예가중계’와의 인터뷰에서 “당연한 결과라 생각하고 정말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2018년 송대관은 ‘인생다큐-마이웨이’에 출연해 “빚의 90%를 탕감하고 회생절차에서 졸업했다”고 밝히며 “월세 살이를 청산하고 새로운 집으로 이사를 가게 됐다”고 밝혔다. 사진=TV조선 ‘인생다큐-마이웨이’ 방송 화면 캡처](https://storage3.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5/0214/1739506091053843.jpg)
이 과정에서 서울 용산 이태원의 단독주택과 경기도 화성 토지 등이 경매로 넘어갔다. 2015년 9월 유튜브에 공개된 한 교회 간증 영상에서 송대관은 “모든 일들이 얽히고설켜 100억 원대에 이르는 집도, 500억 원대의 땅도 모두 다 은행으로 넘어가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2013년 7월 송대관의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송대관은 “연예활동을 계속하면서 앞으로의 본인 수입으로 채무를 성실하게 이행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후 송대관은 월세 살이를 하며 칠순이 넘은 고령의 나이에도 행사장 등을 누비며 무대에 섰다. 하루에 행사 5개를 소화하려고 삼각 김밥으로 허기를 채우고, 차 안에서 쪽잠을 청했하기도 했다. 이런 강행군은 4년가량 이어갔다.
2018년 송대관은 TV조선 ‘인생다큐-마이웨이’에 출연해 “빚의 90%를 탕감하고 성실한 모습으로 회생절차에서 졸업했다”고 밝히며 “월세 살이를 청산하고 새로운 집으로 이사를 가게 됐다”고 밝혔다. 그리고 2020년에는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 출연해 “월세 살이를 하며 빚 160억 원을 갚았다”고 밝혔다.
이런 경제적인 어려움은 부인 이 씨의 부동산 투자 실패에서 비롯됐지만 송대관은 아내를 탓하기는커녕 더 정성을 다해 보살폈다. 2015년 무죄가 확정된 뒤 ‘연예가중계’와의 인터뷰에서 송대관은 “아내는 사업하다가 실패할 수도 있으니까 관대하게 생각한다”라며 “모든 것을 내려놓고 회개하고 교회도 열심히 다니면서 살고 있다”고 밝혔다.
![2020년 ‘김수미의 밥은 먹고 다니냐?’에 출연한 송대관은 “내 아내는 죄가 없다”라며 “투자해서 돈벌면 더 남편을 빛나게 해주려고 꿈을 크게 가졌는데 그게 안 되면 어쩔 수 없는 것”이라며 아내 편을 들었다. 사진=SBS플러스 ‘김수미의 밥은 먹고 다니냐?’ 방송 화면 캡처](https://storage3.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5/0214/1739506109932358.jpg)
2020년 SBS플러스 ‘김수미의 밥은 먹고 다니냐?’에 출연했을 당시에도 송대관은 “내 아내는 죄가 없다”라며 “전공을 살려 투자해서 돈을 벌면 더 남편을 빛나게 해주려고 꿈을 크게 가졌는데 그게 안 되면 어쩔 수 없는 것”이라며 아내 편을 들었다.
이런 송대관의 진심은 주위에서도 알고 있다. 고인과 가깝게 지낸 정치인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용서를 빈다. 내가 네 처를 야단쳤을 때 ‘형님, 대학 무용과 출신의 부유한 집에서 하찮은 저 하나 보고 결혼, 자식들 낳고 길렀습니다. 저는 제 처를 절대 원망하지 않습니다’ 하고 감싸면서 사랑을 표하던 너. 해외 동포와 금전 거래 시비 보도에 내가 갚겠다고 나서자 형님 하며 울던 너”라고 고인을 회상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