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현재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헌법재판소를 항의 방문하거나,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국민의힘 지도부의 플랜은 무엇인지가 궁금해진다. 물론 현재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런 일부 의원들의 행위와 거리를 두려고 한다. 하지만 문제는, 일반 국민들은 당 지도부와 일부 의원들의 행동을 구분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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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복귀한다고 모든 문제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데 있다. 내란죄가 무죄든 유죄든, 대다수 국민들의 뇌리 속에는 비상계엄을 선포한 대통령이라는 ‘충격적 이미지’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런 충격적 이미지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과연 국민적 신뢰를 얻을 수 있을까 하는 것은 의문이다.
더구나 단순한 ‘신뢰 혹은 불신’의 상황을 넘어 ‘무슨 행동을 할지 모르는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국민들이 갖고 있다면 국민적 불안감은 극에 달할 수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탄핵 반대만을 외칠 것이 아니라, 이런 불안감을 최소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은 무엇인지를 국민의힘 지도부는 밝혀야 한다.
예를 들어 만일 대통령의 직무 복귀 이후에 자진 하야를 유도한다는 계획이 있다면 과연 어떤 방식으로 대통령을 자진 하야를 시킬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을 말해야 하고, 만일 2년 동안 직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대통령 임기 동안 국민을 어떻게 안심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장치’도 제시해야 한다.
이것이 플랜 A라면,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다가 만일 탄핵이 인용됐을 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플랜 B도 필요하다. 플랜 B가 반드시 포함해야 할 요소는 만일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인용될 경우 두 달 이내에 치러지는 대선에서 기존의 탄핵 반대의 이미지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그런데 정치인이나 정당의 이미지는 쉽게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데 문제가 있다. 정치적 이미지는 ‘시간 축적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변신’을 포기할 수도 없다. 2월 14일 공개된 한국갤럽의 자체 정례 여론조사(2024년 2월 11일부터 13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1004명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 방식의 조사를 실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이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탄핵 찬성 비율은 57%였다.
2월 20일 공개된 전국 지표조사(NBS: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2월 17일부터 19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1,00명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 방식의 조사를 실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도 탄핵 찬성 비율은 55%였는데, 이 정도의 다수 국민들이 탄핵을 찬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변신을 하지 않고 대선을 치른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변신에 성공하지 못하면 탄핵에 반대했다는 과거는 선거에서 중요한 쟁점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탄핵을 찬성하는 이들 중에는 적지 않은 중도층이 포함돼 있는데, 이들 중도층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 선거 승리를 기대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는 점도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과연 어떤 방식으로 자신들의 행동 방향 수정을 납득시킬 것인가 하는 것은 선거 승리의 중요한 관건이 될 수밖에 없다.
만일 탄핵 인용 이후에도 계속 탄핵 반대만을 외치면 결국 대선을 부정하며 대선에 참여하는 꼴이 될 것이다. 지금 국민의힘을 둘러싼 각종 ‘논리적 부정합’을 합리적 설명으로 바꾸는 데 성공할 수 있는가 지켜 볼 일이다.
※외부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신율 명지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