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들, 단체 대화방에서 쉴 새 없이 날 욕해”…MBC 관계자, 고충 털어놓자 “내부적으로 잘 풀라”

선배 기상캐스터 4명은 단체 대화방에서 "완전 미친X이다" "몸에서 냄새난다" "피해자 코스프레 겁나 해" "후배 취급하지 말자" 등 고인을 비방하는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오 씨의 유족은 "요안나가 24시간 자신의 모든 기록을 데이터로 남겨 놨다"면서 직장 내 괴롭힘 피해 사실이 담긴 녹취와 일기, 메모 등을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에 공개된 일기를 쓰기 이틀 전, 고인은 재계약 논의를 하려 만난 MBC 관계자에게 선배 기상캐스터들과 관련한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유족이 공개한 녹취록에서 고인은 MBC 관계자 A 씨에게 "제가 너무 큰 실례를 저질렀는데 제대로 사과드리지 않아서 계속 사과를 하는 도중에 뭔가 마찰이 많았다"면서 "제가 뭔가 나쁘게 생각될 만한 짓을 했는데 이제 겸손하지 못하게 해서 뭔가 더 화나시고 더 그런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표현도 되게 서툴고 뭔가 빠릿빠릿하게 연락을 한다든가 아니면은 살갑게 한다든가 이런 스타일이 아니어서 (선배들로부터) 오해를 많이 사는 것 같다"며 자신이 오해를 많이 사는 것 같다며 자책했다.
A 씨는 "선후배 간에 우리 기자들도 항상 좋은 얼굴만 볼 수는 없는 것"이라면서 "그러면 이제 내부적으로 선후배 관계는 잘 푸시면 된다"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 오요안나 씨는 2021년 MBC 공채 기상캐스터로 선발돼 프리랜서로 활동하다가 지난해 9월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이후 고인의 휴대전화에서 원고지 17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되면서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불거졌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