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 18만 국민의힘 경선 25% 움직일 수 있는 수준…“선거인단 투표에선 영향력 미미” 반론도

이들은 윤 대통령 탄핵심판이 열리는 매주 목요일마다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윤 대통령의 빠른 복귀를 촉구하는 ‘탄핵 반대 통합 집회’를 열 계획이다. 국민변호인단은 지난 2월 3일 온라인 모집을 시작해 19일 기준 가입자가 18만 명을 넘어섰다.

명칭은 국민변호인단이지만, 사실상 윤 대통령 팬클럽에 가깝다. 홈페이지 메뉴를 봐도 ‘대통령 담화문’ ‘변호인단 입장문·성명서’ ‘집회 정보’ ‘1인시위 정보’ ‘여론조사 추이’ ‘계몽방(윤 대통령 업적·국회 패악질·종북주사파·친중반국가세력·부정선거·가짜뉴스)’ 등으로 구성돼있다. 윤 대통령과 측근들의 입장을 전달하는 창구 역할이다.
국민변호인단에 가입하려면 홈페이지에서 아이디와 닉네임(활동이름)을 작성하고, 휴대폰 번호를 통한 실명 인증 과정을 거쳐야 한다. 윤 대통령 측이 국민변호인단을 통해 18만 명 이상의 지지자 연락처 명단을 확보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야권 한 관계자는 “선거에서 중요한 것은 확실한 지지자들의 연락처 등이 담긴 데이터베이스(DB)다. 윤 대통령 입장에서는 국민변호인단을 통해 본인을 위해 집회에까지 나오는 강성 지지층 연락처를 확보하게 됐다”며 “‘강성 팬덤’ 데이터를 바탕으로 탄핵 이후 조기 대선 국면에서 국민의힘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후보로 선출된 2021년 20대 대선 국민의힘 후보 3차 본경선의 경우 책임당원 선거인단 50%·일반국민 여론조사 50% 방식을 적용했다. 당시 국민의힘 당원 선거인단 수가 56만 9059명이었는데, 이 중 36만 3569명(63.89%)이 투표에 참여했다. 윤석열 당시 후보는 선거인단 투표에서 21만 34표(57.77%)를 받았다.
한동훈 전 대표가 국민의힘 당대표로 선출된 2024년 전당대회에서는 본선이 선거인단 투표 80%·일반국민 여론조사 20% 룰로 치러졌다. 당시 당원 선거인단은 총 84만 1614명이었는데, 절반에 못 미치는 40만 8272명이 투표를 했다. 한동훈 당시 후보는 이 중 62.69%인 25만 5930표를 득표했다.
현재 국민변호인단 18만 명은 지난 국민의힘 대선 경선과 당대표 선거의 선거인단 투표에 참여한 이들의 각각 50%와 45%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18만 명이 국민의힘 당원으로 대선 경선 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특정 후보에 표를 몰아준다면, 최종 득표율에서 25% 이상을 움직일 수 있다. 이는 당락을 좌우할 수 있을 정도로 막강한 힘이다.

반면 국민변호인단의 조기 대선 경선에서 영향력은 미미할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국민의힘 당원이 80만 명이 넘는다. 국민변호인단 가입자 18만 명 중 국민의힘 당원은 1만 명도 안 될 거 같다. 선거인단 투표에서 숫자로 큰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한동훈 전 대표가 60% 넘게 득표했다. 당시 윤 대통령 힘이 가장 셀 때였다. 그럼에도 그때 60% 넘는 당원들이 비윤·반윤 후보를 지지했던 것이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이번 사태를 겪고 갑자기 친윤으로 돌아섰을 리는 없다”고 강조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