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차권 1000만 원 이상 취소 88% 감지 안 돼…홈페이지 구매로 연간 4억 원 취소한 회원도 제외

한국철도공사는 2019년 3월 취소금액 및 취소율이 높은 악용 사례를 자동으로 검지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2020년부터 모니터링 업무에 적용하고 있다. 악용 사례로는 한국철도공사가 운영하는 코레일톡 앱을 통해 월 30매, 50만 원 이상을 구매한 뒤 95% 이상을 취소한 회원이 해당된다.
모니터링 결과를 바탕으로 1회 적발된 고객은 코레일톡 앱을 통해 경고 팝업창을 띄우고, 연 2회 이상 적발된 고객에게는 소명 요구 및 회원 탈회(3년간 재가입 제한) 등의 조치를 한다.
2022년 7월 1일부터 2024년 6월 30일까지의 감사기간 중 승차권 다량구매 취소자로 적발되지 않은 회원 A 씨 등 22명은 코레일톡 앱이 아닌 코레일 홈페이지를 통해 구매해 모니터링 대상에서 제외됐다.
A 씨의 경우 감사원이 적발한 승차권 다량구매 취소자 중 가장 많은 승차권인 8744매를 구매해 8686매를 취소했으며, 구매금액은 4억 2970만 원, 취소금액은 4억 2690만 원으로 취소율이 99.3%에 달한다.
다량구매 취소자로 적발되지 않은 78명은 홈페이지 구매, 우수회원, 운행 당일 취소 등으로 인해 모니터링에 적발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45명은 악용 사례 기준에 해당하지 않거나 모니터링로 1회 적발된 뒤 악용 행위를 중단한 회원으로 조사됐다.
또 모니터링 대상에서 제외된 회원 중 총 취소금액이 1억 원 이상이고, 취소율이 95% 이상인 고액 다량구매・취소자를 대상으로 최근 5년(2019년 5월~2024년 5월) 동안의 구매 및 취소 내역을 확인한 결과, 앞서의 A 씨를 포함한 상위 5명이 취소한 승차권 금액은 30억 원에 달했다.
이 5명은 29억 3000만 원(4만 9552매)의 승차권을 구매한 뒤 29억 800만 원(4만 8762매)의 승차권을 취소했는데 한국철도공사는 이와 같은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감사원은 일부 회원들이 신용카드사의 부가서비스 혜택 등을 목적으로 코레일톡 승차권 취소 서비스를 악용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승차권 환불 위약금이 높이 않아 신용카드 실적 채우기용으로 승차권을 구매한 뒤 환불하고 카드사 혜택을 받는 것이다.
한국철도공사 일반승차권 환불 위약금 규정에 따르면, 출발 하루 전까지는 요일에 따라 무료 혹은 400원의 위약금이 부과된다. 당일부터 3시간 전까지는 구매금액의 5%만 위약금으로 내면 된다.
감사원은 "코레일톡 앱 외 매체로 구매한 회원과 우수회원, 비회원, 운행일 당일 혹은 1일 전에 취소 회원 등이 모니터링 대상에서 제외된다"면서 "코레일 홈페이지에서 구매하는 회원 등에 대해서도 철도승차권의 취소 서비스를 악용하는 사례를 추적 관리하는 등 모니터링 업무를 개선하여 국민의 불편사항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받아들인다고 밝힌 한국철도공사는 2월 20일 코레일톡 앱 내 공지사항을 통해 "코레일멤버십 회원, 비회원 모두 다량 구매 후 취소한 해당 신용카드는 1년간 승차권 구매가 제한된다"고 안내했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