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기소에서 코카인 투약 혐의 등 빠져 감형…최악 상황 피했지만 ‘이미지 손상’ 여전

#8종까지 늘어났던 투약 마약류
법조계가 1심부터 집행유예 가능성을 높게 본 데는 기소 내용을 기반으로 한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언론에 알려진 투약 마약류가 7종 이상이었던 데 반해 실제 기소 과정에선 5종으로 줄어들었다. 결정적으로 코카인이 기소 내용에서 빠졌다.
“유아인의 프로포폴 처방 빈도가 지나치게 잦아 수사가 필요하다”는 식품의약안전처의 의뢰로 수사를 시작한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2023년 2월 유아인을 소환 조사했다. 유아인이라는 톱스타가 마약 사건에 휘말린 것 자체로도 화제인데 투약 마약류 개수가 늘어나면서 화제성이 더욱 배가됐다.
소변 검사에서 대마 양성 판정이 나왔고 체모 정밀 감정 결과 프로포폴도 양성 반응이 나왔다. 또 체모에서 제3의 마약류 성분도 검출됐다고 알려졌는데 경찰 수사 과정에서 그 종류가 계속 늘어났다. 특히 코카인까지 검출됐다고 알려지면서 화제성은 더욱 커졌다. 2023년 5월 경찰이 유아인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는데 당시에는 프로포폴, 졸피뎀, 대마, 케타민, 코카인 등 5종의 마약을 투약했다고 밝혔다. 다만 법원은 구속영장을 발부하지 않았다.
경찰은 6월에 유아인을 검찰에 송치했는데 당시에는 프로포폴, 케타민, 졸피뎀, 미다졸람, 알프라졸람, 대마, 코카인, 그리고 구체적인 정보를 밝힐 수 없는 또 한 종 등 최소 8종의 마약류를 투약했다고 밝혔다. 두 달 사이 3종이 더 늘어났다.
법은 마약류를 마약과 향정신성의약품(향정), 대마 등 3가지로 분류한다. 경찰 수사 결과에 따르면 유아인은 코카인(마약), 프로포폴, 케타민, 졸피뎀, 미다졸람, 알프라졸람(이상 향정), 그리고 대마까지 세 가지 마약류를 모두 투약했다는 얘기가 된다. 이렇게 유아인 사건은 희대의 연예인 마약 사건이 됐다.
#검찰 기소 과정에서 코카인 빠지고 5종으로 줄어
2023년 10월 19일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는 유아인을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대마 흡연 및 교사, 증거인멸 교사, 의료법 위반, 사기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기소 과정에서 적용된 혐의를 보면 마약류가 5종으로 줄어들었다. 프로포폴과 미다졸람, 케타민, 레미마졸람 등 4종의 항정과 대마 등이다. 수사 과정에서 관심이 집중됐던 코카인 투약 혐의는 빠졌다. 당시 검찰은 “유아인의 코카인 사용 혐의와 해외로 도피한 공범 검거 등에 대해서는 계속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지만 이후 추가 수사 성과는 나오지 않았다.
2심 재판부는 “의료용 마약은 의존성 등으로 법에 의해 엄격히 관리되는데, 피고인은 관리 방법의 허점을 이용해 가족·지인 등의 명의를 임의로 사용해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좋지 않고 비난 여지가 크다”고 불리한 양형 요소를 밝힌 뒤 “피고인이 오랜 기간 수면 장애와 우울증을 겪고, 제대로 잘 수 없는 고통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약물 의존성을 상당 부분 극복한 것으로 보이고 재범하지 않을 것을 다짐했다”고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또 5개월 넘게 구금 생활을 하며 범행을 반성한 점, 동종범행 전력이 없는 점 등도 유리한 양형 요소로 고려해 “여러 양형 조건 등을 종합하면 1심에서 선고한 형은 무거워서 부당함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기소 내용 가운데 유아인이 지인에게 휴대전화 정보 삭제를 지시하는 등 증거를 인멸하고 일행들에게 대마 흡연을 강요한 혐의 등은 무죄로 봤는데 해당 혐의들은 1심에서도 무죄가 선고된 바 있다.

유아인은 징역 1년 가운데 이미 5개월 넘게 수감 생활을 했다. 이대로 형이 확정된다면 다음 관심사는 유아인의 연예계 복귀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아인이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 ‘승부’가 3월 26일 개봉하는데 컴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미 촬영이 모두 끝난 상황에서 마약 사건이 불거져 개봉이 미뤄졌던 것일 뿐이다. 유아인 마약 사건의 직격탄을 맞은 작품은 영화 ‘승부’ 외에도 영화 ‘하이파이브’,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종말의 바보’ 등이 있다. ‘종말의 바보’는 2024년 4월 26일에 공개됐는데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진 못했다.
‘과속스캔들’ ‘써니’ 등을 만든 강형철 감독의 영화 ‘하이파이브’도 개봉 일정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애초 2024년 6월 개봉 예정이었지만 유아인 마약 사건으로 아직 개봉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실질적인 유아인의 컴백은 새로운 작품에 합류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쉽지는 않아 보인다. 프로포폴 불법 투약 사건에 휘말린 연예인과 대마 흡연 사건 연예인들은 대부분 연예계로 컴백했다. 다만 유아인은 이 두 가지 사건에 모두 휘말린 데다 프로포폴 하나가 아닌 미다졸람, 케타민, 레미마졸람 등 모두 4종의 항정을 투약해 상황이 복잡하다. 코카인 투약까지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았다면 연예계 컴백은 아예 불가능할 수도 있었는데 최악의 상황은 피해갔다. 그렇지만 수사 과정에서 거듭 코카인 관련 의혹이 제기된 터라 이미지 타격은 이미 심각하다. 유아인이 연예계 컴백을 시도할 경우 엄청난 화제가 집중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전동선 프리랜서